5월 11 2009
워낭소리…
여러 인터넷 매체나 방송에서 워낭소리를 독립영화의 승리라고 떠들어 대고 이 촬영장소에 벌떼들처럼 몰려들어 조용한 시골이 난리가 났다고 하길래 인터넷을 검색도 해보고 대강의 영화 내용을 알고 집에 설치된 프로젝트를 통해 보았답니다.
우리 어릴적에는 대부분의 집에 소가 한마리씩 있었습니다. 특히나 우리집에는 정말로 워낭소리의 소처럼 순하고 나이가 많은 소가 있었습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아버지의 결혼선물로 예전 글의 시계와 같이 받은 소였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에 팔았으니 근 이십여년을 우리와 같이 살았습니다. 예전의 소한마리로 아들 몇 명의 공부를 책임지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노동력을 대신해 줄 수있는 요즘 시세말로 보물 1호였지요.
그런 소를 귀하게 여겨 방학이 되면 매일 새벽에 소를 먹이러 나서고 또 오후에 소를 먹이러 근처 산에 풀어 놓고 저녁 무렵에 찾으러 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녀석은 워낙 순하고 영리해서 저녁무렵이 되면 알아서 우리가 오후 내내 멱을 감고 놀이를 하면서 해지기를 기다리는 곳에 내려와 풀을 뜯었지만 다른 놈들은 산을 넘어가기도 어느 곳에 주저앉아 내려올 기색이 없어 해가 지는 무서운 산을 주인이 찾아가고 혹시나 잃어버려 혼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게했답니다.
고등학교를 다닐때는 주말마다 고향에 내려갔습니다. 어느날 외양간에 그 늙은 소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너무 늙고 힘도 없고 특히나 새끼를 낳을 수가 없어서 더이상 먹이고 키울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소는 우리에게 노동력과 새끼를 통해 금전적인 이유를 주는 이상 필요한 도구였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었습니다. 덩그러니 목에 달아두었던 '워낭'만 두고 떠나 버렸습니다.
사람이나 동물들은 그 사람의 품성에 따라 주위의 물건이나 친구들이 모이는가 봅니다. 영화에서 늙은 촌부의 손에 들린 그 누런 워낭을 보면 동그랗고 아담한 것이 죽은 소의 심성를 닮았느가 합니다. 어릴 적 곁을 떠나버린 우리 가족에게 은혜로운 그 소의 뿔은 앞으로 치솟지도 못하고 자기를 향해 뻣어 있엇고 목에 달린 워낭도 아주 동그랗고 조그마한 것이 걸을 때마다 들리는 소리는 어느 절에서 울려나오는 종소리 같았던 기억입니다.
5월 14 2009
나의 결혼 성공기^^;;;
오늘은 결혼기념일입니다. 벌써 결혼한지 10년이나 되었고 그사이 이쁜 딸아이도 하나를 두었습니다.외사랑도 해보고 그저 바라만 보기도하고 그리고 집사람하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하면서 10년 세월이 흘렀고 주위에도 많은 습관이 형성되고 많은 것을 잃고 더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부부가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커다란 모험입니다. 다른 환경에서 20여년을 다른 생각으로 살아오다 같은 공간에서 같이 산다는 것이 얻어간다는 것보다도 잃고 양보하는 것이 더 많아야 한다고 합니다. 부부란 기어의 이빨 같아서 한사람이 튀어나온 곳을 메워주고해야 서로 부딪치면서 깨어지지 않고 원할하게 오래갈 수 있고 아이들은 기어의 윤활유와 같아서 조금씩 살아가면서 마모되고 한 곳들이 어쩌다 부딪치면 서로 부드럽게 맛물려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빈이아빠는 책읽기를 참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책이 없어서 읽었던 책을 또 읽고 했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인터넷에서 책의 요약본이나 가쉽거리의 글들을 읽은 관계로 지식이 얇은 잡학사전이 되어 가고 있지만 예전에 총각시절 애인이 없을 때는 토요일은 서점이나 만화가게가 놀이터였습니다.
특히나 이현세, 박봉성, 허영만의 남자이야기나 하승남 등의 무협지, 일본 시마과장 등의 시리즈물 등 한 주에 꼭 몇질의 만화를 보곤했지만 특히 고행석이란 만화가의 현실스런 시리즈물을 좋아했습니다. 여기 주인공 ‘구영탄’이라는 반쯤 감긴 눈을 가진 아이와 ‘박은하’라는 착하고 똑똑하고 예쁜 눈을 가진 현실보다 이상형이 될만한 여자아이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만한 일들을 에피소드로 다루었답니다.
반쯤 감긴 눈을 가진 이 아이는 힘없고 자신없는 내 자신이 되어 언제나 만화속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나인것처럼 상상을 하면서 언제나 기차를 타면 옆에 예쁜 여자아이가 앉을 것 같고 하숙집에 들어가면 그 집딸이 예쁜 눈을 가진 박은하일 것 같고 내가 취직하면 여사원 사장딸이 똑똑한 아이일 것 같고…상상의 나래를 펴보았지만 기차를 타면 아줌마, 군인이나 못생긴 여자?가 타거나 정말로 어쩌다가 예쁜 아가씨가 타게되면 한마디 말도 못붙이고 종착역에 내리거나 하숙집 딸아이는 겨우 세살이거나 사장님은 남자 형제 넷만 둔 뚱뚱한 욕심 많은 사람이거나 했답니다.
‘우연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닙니다’
기차를 타거나 버스를 타면 일부러 늦게 타서 예쁜 여자를 찾아야하고 말도 한마디 꺼내 붙이고하면서 인연을 만들어야 하고 하숙집도 예쁜 아가씨가 있는 집을 찾아야 하고 여사원도 어떤 화제를 가지고 끈을 만들어야 하고 자기가 인연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우연이라 생각하는 모든 일들이 내가 한 어떤 행동과 말에의해 만들어지는 인연입니다.
나중에 계속하기..
By vinipapa • 빈이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