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 2005
발렌타인데이?
어제 오후 늦게 택배가 왔습니다. 매일 머리 아픈 일로 불량 샘플이나 기타 업무관련 택배가 종이 봉지에 담겨오기 때문에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 벌어졌나고 했는데…
아주 익숙한 주소와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마눌님이 병원에서 초코렛을 보내왔습니다. 내심 반가운 마음도 있었지만 또 내색도 힘들고 여사원을 시켜 나눠 먹었습니다.
마눌님은 매해 그렇게 초코렛을 한번도 빼먹지 않고 보내오는데 빈이아빠는 아직도 마눌님께 생일도 그렇게 그렇게 보내는 일이 많다는…안까먹고 알아주는 것도 고맙다고 해라는 말로 얼버무리는…나쁜…
어떤 날의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물의 값어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표현해 주는 것이 고맙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빈이아빠는 경상도촌놈입니다.
어제 빈이엄마 데리러가서 오는 길에 고향분께서 운영하시는 국밥집에 가서 한그릇씩 나눠먹고 왔습니다. 마눌님은 국밥을 잘 먹지 않는데 빈이아빠가 먹고 싶다는 말에 흔쾌히 같이 가서 먹고 왔습니다. 음식맛이 빈이할머니와 거의 똑같아서 자취생활시절 근 4년 가까이 먹어도 질리질 않고 먹었는데 마눌님이 잘 먹지 않아서 같이 가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같이 먹는 음식 오랜만에 참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함께 살면서 닮아가고 양보하고…
2월 16 2005
빈이 소식이 뜸해서…
어제도 외할머니에 꿋꿋하게 잘 살고 있는 빈이보러 갔습니다. 이제는 옛날처럼 아빠를 보면 기뻐서 어쩔줄 모르며 기어나오는 모습이 아니라 반가운데 머뭇거리다가 반갑게 안아주면 그때서야 밝은 얼굴로 반깁니다.
빈이랑 같이 저녁을 먹고 언니 윤영이가 mp3플레이어를 샀는데 설치를 못해서 오라고 해서 빈이 잠깐 보고 나서는데 이놈이 이제는 엄마아빠가 가는 것을 아는지 작은방에 가서 자기옷과 할머니 외투를 꺼내서는 할머니보고 입혀달라고, 엎혀달라고 하면서 보낼 준비를 합니다.
아파트 문앞에서는 절대 인사도 안하고 꼭 아빠차까지 따라나와서는 빠이빠이를 하면서 작별인사를 합니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다는…그리고는 아무일 없듯이 들어가서 우유먹고 할머니랑 연속극보면서 잔답니다.
빈어엄마는 요새 일이 힘든지 그냥 빈이랑 같이 살고 싶다고 합니다. 아빠도 빈이랑 그냥 같이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우리 빈이를 위해라는 미명아래 아직은 힘들어도…아자! 빈이엄마 화이팅! 비니도 화이팅! 지금처럼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By vinipapa • 까만콩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