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 2005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출처 :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partner=compare&ISBN=8980103034
isbn(8980103034)
1998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던 이 책에는 1년 남짓 동안의 것이라기엔 조금 길어 보이는 이력서가 따라 붙어있다. “아마존 비즈니스 부문 베스트셀러 1위” “「이코노미스트」「포춘」「워싱턴 포스터」등의 세계 언론이 새 천년의 필독서로 추천!” “GM, 시티뱅크, 제록스, 코닥 등의 세계적 기업들이 교육용 매뉴얼로 채택!” 어쨌거나 소문난 잔치인 것은 틀림없었다.
본문은 일종의 액자식 구성인데 전체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도입부로 오랜만에 동창회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변화를 강박하는 환경과 그에 맞닥뜨린 우리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2장은 이 책의 핵심으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제목의 우화를 소개한다. 3장은 이 우화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이 우화를 일과 삶 속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다시, 동창생들의 토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화의 내용은 생각보다는 단순하다. 스니퍼, 스커리라는 작은 생쥐와 햄과 허라는 꼬마 인간이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 전부이다. 미로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어딘가의 창고 속에 엄청나게 쌓여 있는 치즈. 이야기는 결국, 무한의 행복을 보장할 것 같았던 창고의 치즈가 어느 날 사라지면서 이들이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냄새를 잘 맡는 스니퍼, 민첩하고 재빠른 행동의 스커리, 갑갑한 비관과 원망으로 과거에 발목잡힌 햄, 그리고 무기력을 떨쳐버리고 드디어 새로운 치즈를 찾아 ‘변화’라는 험난한 여정을 떠나는 주인공 허. 이들을 통해 안주의 유혹과 실패의 두려움에 대처해가는, 변화의 현실을 대하는 우리들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단순하고 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천천히 마음으로 읽어 가다보면 정곡을 찌르는 깊은 깨우침을 만날 수 있다. 가볍게 읽으면 한없이 가볍게 읽히지만 삶의 무게만큼이나 소중하게 읽어가면 또 그만큼의 깊고 날카로운 반성과 교훈을 들려준다. 우리는 과연 얼마만큼이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있는가? 혹시 ‘어떻게 되겠지’하는 안일한 회피와 ‘어떻게든 돼 버려라’는 비관의 자세로 변화에 대처하지는 않았는가? 이 책은 이 짧은 우화 속에서 그렇게 수없이 읽는 이에게 질문하고 질책한다.
“새로운 치즈를 마음속으로 그리면 치즈가 더 가까워진다” “과거의 사고방식은 새로운 치즈로 우리를 인도하지 않는다” “작은 변화를 일찍 알아차리면 큰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변화에 맞닥뜨리면서 ‘허’가 미로의 벽에 남기기 시작하는 글귀들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마음의 가르침으로 와 닿는다. 지은이가 결국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바로 이 글귀들일 것이다. 다만 부딪혀 튕겨 나오지 않고 소복이 가슴에 배여들도록 하기 위해 우화의 형식을 취했을 뿐이다.
우화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3장은 처음에는 읽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우화의 숨은 의미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것이 더 마음에 붙는 깨우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3장의 동창생들처럼 다른 이들과 함께 우화의 내용에 대해 토론하고 나누기를 적극 권한다. 다들 가장 크게 와닿고 도움이 되는 부분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함께 나눈다면 더욱 풍성한 의미들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두고두고 꺼내어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그래서 책은 하드커버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7천원의 값이 만만치 않지만 이 책은 그만큼의 값어치를 한다. 참, 이 책의 제목은 바뀌어져야 한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는 과거의 향수에 묶인 원망과 사고는 반드시 버려야 할 것의 하나이다. “옮겨진 치즈. 따라 움직여야 하는 것은 우리다!” 망설임의 물음표보다는 진취의 느낌표가 더 어울리는 책이다. – 주환수(2000-03-27)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시대 유한준이라는 분이 하신 말씀을 유홍준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에서 인용하여 널리 알려져 있는 유명한 문구이다. 옛 말씀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과 그 아는 것의 원류가 ‘사랑’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말인 것 같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변화에 적응하라’는 내용을 우화형식을 빌어 소개한 책이다.
1월 14 2005
채련곡(연밥따는 노래)
몇년이 지난 잡지를 뒤적이던 중 아련한 시한구가 눈에 들어왔다.
秋淨長湖碧玉流 가을 맑은 긴 호수에 벽옥같은 물 흐르고
荷花深處係蘭舟 연꽃 깊은 곳에 목란배를 매었다네.
逢郞隔水投蓮子 임 만나 물 건너로 연밥을 던지다가
遙被人知半日羞 남의 눈에 띄었을까 반나절 무안했네.
그래서 검색을 해보았더니 중국에도 똑같은 싯구가 있더군요.
若耶溪傍採蓮女 笑隔荷花共人語 日照新粧水底明 風飄香袖空中擧
(약야계방채련녀 소격하화공인어 일조신장수저명 풍표향수공중거)
岸上誰家遊冶郞 三三五五映垂楊 紫류嘶入落花去 見此躊躇空斷腸
(안상수가유야랑 삼삼오오영수양 자류시입낙화거 견차주저공단장)
약야 개울가에 연꽃 따는 아가씨는
연꽃 사이 미소 띠고 벗과 속삭이네
햇볕이 새단장한 얼굴 비치니 물밑까지 환하고
바람은 향기로운 소맷자락 공중에 훨훨 날리네
뉘 집 젊은이들인지 언덕 기슭에
수양버들 사이로 삼삼오오 어른거리다
흩날리는 꽃잎 속으로 말 울리며 사라지니
이를 보고 설레이다 공연히 애간장만 태우네
사진은 영화 Green Snake: 청사(靑蛇)중 한장면입니다. 영화를 볼때는 그냥 귀신영화에 사랑영화에 그저 그런 홍콩영화가 한창일때 왕조현, 장만옥을 내세운 그런 영화인줄 알았는데 아래 글처럼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감독은 옛날 중국 이백의 시를 통해 주인공의 심정을 한장면의 아름다운 영상으로 표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채련곡의 의미해석 입니다.
http://www.cama.co.kr/technote/read.cgi?board=16hansi&y_number=19
참고로 아래 사이트는 허난설헌의 표절시비에 관련글입니다.
http://kenji.cnu.ac.kr/my/chohee/works/pyogeol
By vinipapa • 수다떨기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