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련곡(연밥따는 노래)

몇년이 지난 잡지를 뒤적이던 중 아련한 시한구가 눈에 들어왔다.

채련곡(採蓮曲) 부끄러움 허난설헌(許蘭雪軒) –

秋淨長湖碧玉流 가을 맑은 긴 호수에 벽옥같은 물 흐르고
荷花深處係蘭舟 연꽃 깊은 곳에 목란배를 매었다네.
逢郞隔水投蓮子 임 만나 물 건너로 연밥을 던지다가
遙被人知半日羞 남의 눈에 띄었을까 반나절 무안했네.

그래서 검색을 해보았더니 중국에도 똑같은 싯구가 있더군요.

채련곡(採蓮曲) 李白 (이백, LiBai) –

若耶溪傍採蓮女 笑隔荷花共人語 日照新粧水底明 風飄香袖空中擧
(약야계방채련녀 소격하화공인어 일조신장수저명 풍표향수공중거)
岸上誰家遊冶郞 三三五五映垂楊 紫류嘶入落花去 見此躊躇空斷腸
(안상수가유야랑 삼삼오오영수양 자류시입낙화거 견차주저공단장)

약야 개울가에 연꽃 따는 아가씨는
연꽃 사이 미소 띠고 벗과 속삭이네
햇볕이 새단장한 얼굴 비치니 물밑까지 환하고
바람은 향기로운 소맷자락 공중에 훨훨 날리네
뉘 집 젊은이들인지 언덕 기슭에
수양버들 사이로 삼삼오오 어른거리다
흩날리는 꽃잎 속으로 말 울리며 사라지니
이를 보고 설레이다 공연히 애간장만 태우네

사진은 영화 Green Snake: 청사(靑蛇)중 한장면입니다. 영화를 볼때는 그냥 귀신영화에 사랑영화에 그저 그런 홍콩영화가 한창일때 왕조현, 장만옥을 내세운 그런 영화인줄 알았는데 아래 글처럼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감독은 옛날 중국 이백의 시를 통해 주인공의 심정을 한장면의 아름다운 영상으로 표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채련곡의 의미해석 입니다.
http://www.cama.co.kr/technote/read.cgi?board=16hansi&y_number=19
참고로 아래 사이트는 허난설헌의 표절시비에 관련글입니다.
http://kenji.cnu.ac.kr/my/chohee/works/pyog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