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어제 며칠 전에 주문해 두었던 iPod Suffle이 며칠간의 지루한 기다림 끝에 허무하게 내가 없는 사이에 사무실 책상에 덩그러니 몇 시간을 놓여 있었다. 택배 받을 때의 설레임은 허무하게 없어져 버리고…

급한 마음에 회사 컴에 iTunes깔았더니 iPod 시리얼을 넣으라네? 점잖게 넣어주니 설치되고 인식도 하고, 암튼 어제는 빈이 보러가는 날이라 집에도 못 들러고 빈이한테로 직행!!! 12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니 빈이엄마는 피곤한지 이불속에서 헤롱헤롱 오늘 병원에서 PT해야하는데 공부는 했는지….(오늘 알아보니 네가 일찍 오면 깨워줄 줄 알고 일찍 잤다나???)

맥 키보드의 남은 USB포트에 꽂으니 인식하고 바로 업데이트가 뜨고 업데이트하니 그것으로 끝. 허무하다??? iTunes에서 Data용으로 100MB할당하고 라이브러리에 있는 것으로 자동으로 채우기를 하니 92곡이 5분정도에 다 들어가더군. 노래 한곡 들어보고 바로 충전모드…

아침에 마눌님 출근길에 사용법 가르쳐주고 들려주니 너무 좋아한다 .내가 한마디 해줬지. 빈이엄마처럼 단순한 사람이 제일 좋아할 거라고 그냥 들려주는대로 음악 자체를 즐기는 것, 물론 Data용으로 남겨둔 것도 빈이엄마 병원의 숙제이동용으로 산것이라 아마도 빈이엄마한테 양도해야 할 것 같다. 출퇴근길에 들어라고 아쉽게 넘겨주었다.

난 노래부르기를 정말로 싫어한다. 입에서 흥얼거리는 정도야 하는데 약간의 박치, 소심으로 인해 마이크 공포증이 있어 아는 노래도 혼자부르면 작곡, 편곡을 해버린다. 그래서 옛날부터 카세트, CD플레이어를 몇개나 샀는지 모를 정도로 바꿔가며 이어폰을 꽂고 다녔다. 덕분에 어느회사 휴대용 카세트, CD플레이어의 특징을 잘 알고 있고 추천도 해 주었다.

사람들이 셔플은 기능도 없고, 라디오도 안되고, 녹음도 안되고, LCD창도 없고…불만 투성이다. 그런데 예전에는 플레이어에는 그런 기능이 없었다. 순서대로 듣고, 빨리감고, 반복듣기, 빈곡건너뛰기, Auto Reverse, 라디오, LCD창, 녹음 등으로 계속적으로 발전해 왔는데 우리나라의 MP3는 이것을 기초로 만들었기 때문에 다양한 기능을 넣어야 잘 팔렸다.

MP3플레이어에 위 기능이 필요할까? 요사이에는 휴대폰에 위 기능들이 다 내장되고 게임, 스케줄러, 모바일은행, MP3플레이어, 디카, 동영상 기능까지 있는데 플레이어 따로 휴대폰 따로 관리하기도 힘든다. 누가 LCD창 보면서 가사보고 따라부르고 다음이 무슨 곡인지 보고 하는가.

가끔씩은 그런 기능들이 필요는 하겠지만 MP3플레이어는 그냥 길을 걸으며, 힘들게 산을 오르며, 즐겁게 인라인을 타며, 공부의 집중하기 위해 사람이 하는 행동의 부가적으로 도움을 주는 기능만 있으면 된다고 본다. 비슷한 가격에 기능이 많으면 좋겠지만 MP3플레이어는 그 기능과 역할에만 충분하면 된다고 본다.

512MB의 플레시메모리에 MP3플레이어의 기능까지 되니 얼마나 좋은가? 물론 뽀대도 나구 그래서 난 셔플을 마눌님 몰래 주저없이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