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밤의 데이트

며칠간의 마른 장마 후에 어제는 서늘한 오후였다. 친구 부부네랑 간단한 저녁 식사후에 조금 마신 술도 깰겸 빈이 땀도 식힐겸해서 강변으로 데이트를 나갔다. 집 바로 앞이 지하철이고 그 옆에 강이 있고 바로 옆에 강을 건너는 인도교(차량은 절대 못다니는)를 천천히 걸어서 건넜다.

강변에서 부는 서늘한 바람에 이미 좋은 자리들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자리가 되었고 여기 저기 강변에서 가족들이 모여 앉아 각자의 놀이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그냥 그냥 걷다 다리 모퉁이의 계단에 앉아 다른 집에서 터트리는 폭죽소리와 어떤 아이의 피리소리(정확히는 모르겠음)를 들어면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냈다.

얼마만에 가족끼리 데이트를 했는지 모르겠다. 아이는 벌써 저녁 식사때 따로 마련해 놓은 놀이터에서 텀블링에서 놀아 거의 샤워수준으로 땀을 흘리고 서늘한 강바람에 취해 기분이 좋고 나는 나대로 약간의 술기운을 시원하게 내려 주는 강바람이 좋고…

이제는 조금만 있으면 휴가인데 어디로 가야 할까나? 서울 사는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는? 해운데와 광안리는 차타고 30분이면 도착이고 너무 많이 봐서 싫증나고 가진 자의 고민?인가보다.